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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정맥에 쌓인 혈전, 우리 몸 병들게 한다…예방법은?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이르는 말이다. 혈전이 혈관을 틀어막으면 신체에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하고, 몸속 여러 기관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를 크게 ‘혈전증’이라고 통틀어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어떤 혈관에 혈전이 발생했느냐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질환과 증상이 다르다.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은 크게 동맥, 정맥, 모세혈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심장으로부터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내보내는 혈관이 동맥, 전신의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혈관이 정맥이다. 이렇게 인체의 혈액순환에 필수적인 동맥과 정맥에 혈전이 생겨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생길까?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내는 혈관이 동맥, 혈액을 다시 돌려보내는 혈관이 정맥이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동맥혈전증과 정맥혈전증, 각각의 원인과 합병증은?동맥에 혈전이 쌓이는 질환인 ‘동맥혈전증’. 사실 동맥은 심장의 박동에 맞춰 빠르게 혈액을 이동시키기 때문에 혈전 자체가 쌓이기 힘든 구조다. 그래서 동맥혈전증은 혈액 자체의 이상보다는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혈관벽의 내피세포가 손상되면서 혈소판과 섬유세포 등이 달라붙고,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서 혈관이 서서히 협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주원인인 만큼, 만성질환자는 각별히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기도 하다. 문제는 동맥혈전증이 발생하면 응급 치료를 요하는 합병증을 불러오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동맥 혈관이 막혔을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뇌경색 △급성 심근경색 △급성 말초동맥폐쇄증 등이다. 이들 질환은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막힌 만큼, 몸속의 기관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조직이 서서히 괴사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맥혈전증’은 정맥에 혈전이 쌓이는 질환을 의미한다. 정맥은 심장의 박동보다는 근육의 힘과 혈관 속 판막을 이용해 혈액을 이동시키기 때문에, 동맥보다는 비교적 혈액의 이동 속도가 느리다. 특히 종아리와 같은 하체에서는 중력의 영향까지도 받기 때문에 혈액이 정체되기도 쉬우며, 장시간 서 있거나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다 보면 혈액순환이 더욱 느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혈관의 손상뿐만 아니라 끈적해진 혈액 등으로 인한 혈전이 발생하기도 더욱 쉬워진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심부정맥혈전증 △간문맥혈전증 △신장정맥폐쇄증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증도 이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동맥혈전증에 의한 질환만큼 응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심부정맥혈전증이 있는 경우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간문맥혈전증이나 신장정맥폐쇄증도 서서히 장기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증상 진행에서도 차이 보여…의심할 만한 증상은?동맥혈전증과 정맥혈전증은 질환의 진행 속도가 다른 만큼, 증상에서도 차이가 난다. 동맥혈전증으로 인한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합병증은 대부분 즉각적으로 △호흡곤란 △흉통 △시야장애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가져오는 편이다. 빠르게 조치하지 않으면 금세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만큼, 즉시 병원에서 응급처치와 수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반면 정맥혈전증은 증상의 진행 속도가 훨씬 느린 편이며, 중력의 영향 탓에 하체에서부터 서서히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흔하다. 평소보다 다리가 심하게 붓거나 혈관이 울룩불룩 튀어나와 보이는 경우, 종아리 근육에 쥐가 잘 나고 통증이 심한 경우 등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신호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갈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면 정맥혈전증으로 인한 합병증 발병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발견되면 스텐트 시술과 약물치료해야…평상시 예방이 중요동맥혈전증과 정맥혈전증 모두 치료 자체는 비슷한 방식으로 시행된다.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통해 혈액순환이 다시 원활해지도록 하고, 항혈전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혈관 손상과 협착이 문제인 동맥혈전증의 경우 항혈소판 제제인 아스피린, 끈적한 혈액이 굳어 발생하는 정맥혈전증의 경우 와파린이나 노악 등의 항응고제를 주로 투여하는 편이다. 혈전증은 치료만큼이나 예방도 중요하다. 동맥혈전증과 정맥혈전증 모두 비만할 때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평상시 체중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을 때는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는 기름진 음식이나 가공식품류 섭취를 줄이고, 혈관 속 노폐물 배출을 돕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채류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지방 섭취 시에는 혈액을 탁하게 하는 포화지방보다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견과류 등의 식품을 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이전에 혈전증을 앓았던 이력이 있는 사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자 △60세 이상 고령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라면 평상시 예방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전증 여부를 확인해 보고, 조기에 발견해 위험한 합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